메뉴 건너뛰기

글 창고

제2회 전북청소년연극제 심사총평

2 전북청소년연극제 심사총평

박 병 도 (2 전북청소년연극제 심사위원장)

 

연극이란 집단적 경험입니다. 연극이 순수종합예술로써 현장교육의 실증적 사례가 되고 있는 점 또한 연극행위가 지니고 있는 집단적 상호교감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일선 교육의 현장에서 살아있는 연극적 경험을 통한 인성교육의 체험과 전인교육의 실천을 기대해 왔는지 모릅니다. 이제 연극이 교육의 가치로서 그 효능을 다할 때 청소년들의 연극행위는 기성의 예술성을 뛰어 넘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 낼것으로 기대합니다.

금번 8월 25일부터 31일 까지 개최된 제2회 전북청소년연극제의 심사위원단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였고, 충분한 토론과 원만한 합의를 거쳐 수상작과 수상자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청소년연극의 발전을 위해 아래의 몇가지 사항을 기본적으로 유념하였습니다.

첫째, 집단창작의 연극행위에 있어서 작품제작의 진지한 접근이 이루어졌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작품의 완성도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려니와, 최소한 학생연극(청소년 아마추어연극)이 교육적 효능의 연장선에서 그 연극적 형식의 완성을 위해 실질적인 방법을 취득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이는 연극행위자들의 상호교감과 집단적 역량, 또는 유기적 앙상블을 총체적으로 검증하는 기준이 될것입니다.

둘째, 연극은 다양한 삶의 간접 체험이라는 점에서 살아있는 연극적 표현양식을 체험토록 하였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연극의 유희본능에 천착한 정제되지 못한 기교나 양식 또는 정형들이, 자칫 연극의 꿈나무들에게 진지한 삶의 편린들을 간과케하는 요인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향후 심각한 재고를 요청케 하는 부분입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 소중하듯 대리적 삶으로써 영위하는 무대의 인물 역시 가치있는 자기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극화 이전의 행동양식'이나 '패션화된 율동과 마임' '시류편승적 코믹연기'는 단편적 재미를 부가할 수 있다는 행위자들의 목적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연극행동의 절대적 가치를 재인식케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 평가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없었습니다.

셋째, 연극은 개개인의 사회적 존재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교육의 처방이 된다는 점에서,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연극행위의 수용 범주는 다분히 동세대의 영역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무대와 객석이 공감의 영역을 확장하는 연극행위는 발전적인 생산의 장이 될것이며, 시종여일한 정서적 교감은 '극적 감동'이라는 설득적 에너지로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행하는 자(무대)의 입장만을 표명하려는 행위의 결과에 주목하는 것이 아닌, 수용하는 자(관객)들을 고려하는 연극적 가치를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이는 무대와 객석이 효과있는 연극적 교류를 통한 정서적 공감대의 구축을 이루어낼 때, 학교연극 나아가 청소년연극이 하나의 무대적 해프닝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려를 밑바탕으로 이번 연극제의 심사는 대체적으로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내었으며, 전체적인 기량이 전년도에 비해 월등히 신장되었음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한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작품제작에 성의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특히 연극무대를 구성케 하는 미술적 고안, 의상의 준비, 분장의 배려 등은 열악한 고교연극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정성을 다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삶을 육화(肉化)해내려는 연기력의 향상을 손꼽을 수 있는데, 총체적으로 한편의 작품이 거쳐야 할 극적 공정(工程)에 있어서, 학생들의 집단적 호흡나누기가 가상하리만큼 작용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연극제의 출품작은 번역극 2편과 창작극 5편으로 창작극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아직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된 희곡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감안할 때, 향후 우수한 자체 창작 희곡을 계발 육성케하는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연극만들기에 있어서 [진지성]과 [놀이적 감각성]이 매우 큰 대비를 이루며 '만드는 학생(출연자)'들 스스로 연극행위에 혼란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즉 연극적 행위의 연마에 미숙한 학생들과, 관념적 상상의 완성에 집착해 있는 지도자의 감각이 혼선을 빚고 있는 부분을 말합니다. 달리 설명하자면, 학생들의 진지한 감성에 지도자의 재치가 어떠한 화학작용으로 작용해야 하는 과제를 앞으로 진지하게 풀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의도'가 '치기'가 되어서는 않되며, '치기'가 '혐오'로 비약되는 연극적 반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과정에 충실치 못한 지도자의 욕구나, 무분별하게 차용된 기성기법의 모방에 연유한다 할 것입니다. 이점 향후 발전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요구되는 바입니다.

그러면 발전적 토양을 이룩해낸 긍정적인 부분과, 개선을 위한 몇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하겠습니다.

먼저, 출품작 전체를 대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연극만들기에 있어서 각론에 충실한 흔적이 여실하다는 점입니다. 즉 음향, 조명, 의상, 분장 등을 포함한 제반 구성요소와 연기적 결합에 노력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종합예술로서의 연극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둘째, 흉내내기의 연극적 행위에서 진일보하여 인물화에 주력한 면모를 고교연극에서 보여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교별로 격차는 있으나, 이는 연극행위의 근본적인 접근방향을 새롭게 인식했다는 점에서 수준의 향상을 주도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셋째, 이제 고교연극도 상당히 세련된 연극적 무대부호를 인식해 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극형상화의 미학적 고려는 수많은 표현의 약속을 보장 받고 있는데, 이를 적절히 사용하는 연극적 구성은 관극의 재미와 동시에 감각적 교감에 도움을 주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경우의 수를 전통으로 대물림할 때 더욱 진지하고 완성도 높은 연극이 앞으로 생산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개선을 위한 문제점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언어예술로서의 연극적 기능에 관한 몫입니다. 대체적으로 화술의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전달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근본적으로 재미있어야 할 연극을 어렵게 감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정한 음률안에 대사를 대입시킴으로써 개개인물의 성격구축에 분별력을 상실케 하고, 다양한 삶의 목소리를 체화케하는 근본적 요인을 차단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만들고 보자는 의욕에 앞서, 더욱 실제적인 워크샵이 사전에 이루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둘째, 연극이 단순한 놀이기능에 천착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남의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보지 않는 놀이로써 연극행위가 효용의 값을 다한다면, 이미 참가자들은 거치지 않아야할 불행한 경험을 이미 나누는 것이 됩니다. 시류도 좋고 감각적 재치도 좋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닌 전체를 보는 안목을 지도자는 참가학생들에게 배양시켜야 할것입니다. 짧은 호흡으로 바라 본 재미적 요인들은, 다분히 연극을 정제되지 못한 혼란스러움으로 부각시키는 요인이기되기도 합니다.

셋째, 드라마는 정치(精緻)하게 고안된 인간 내면의 사실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보여지는 장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서정적 이미지의 구축을 위한 극적 몰입 상태를 세밀하게 장면화한다거나, 대사의 이면, 즉 뉘앙스 등을 인지하여 감성을 다양화하는 폭넓은 해석에 유념해야 겠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호흡을 지도자는 학생들에게 가이드 해줘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작용하여, 학생들이 연극을 통하여 다양하고도 폭넓은 인생과 만나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몇가지 종합적 제언을 드리면서, 심사위원단은 시상내역에 의해 우열을 가려 최우수작품상을 선정하였습니다.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 주었고, 수준에 큰 차이가 없지만은 경선을 원칙으로 하는 연극제인만큼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본도를 대표하여 중앙에서 개최되는 전국대회의 출전을 앞둔 최우수작품상 수상팀은, 학교별 평가와 문제점들을 취합て정리하고 있는 본 위원단의 발전적인 충고와 조언을 양식으로 받아 들여, 희곡적 구성 및 몇가지 형상화의 문제점을 필히 개선해야함을 조건으로 밝힙니다.

아울러 오늘 선정된 최우수작품상은 고루 분포된 연기력과 작품의 조합력, 상호 앙상블로 인해 관객의 감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었던 연극적 역량을 평가받았습니다. 다만, 앞으로 이들의 지속될 연습과 집단적 창출의 힘을 고려하여 개인 연기상을 배제하였음을 이자리에서 밝힙니다. 이는 공동체의 협력을 소중히 알고 더 큰 목표를 위한 정진에 매진하여 줄 것을 소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역설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은 참가자 전원이 고른 연기력을 공유하고 있어서 연기적 공헌을 어떤 일개 배역에 둘 수 없다는 표현도 가능합니다. 집단창조예술로서의 협동적 인성계발의 중요성이 이러한 점에서 돋보여야 함을 주목하였으면 합니다.

일주일간의 청소년축제의 막을 내리면서 우리는 희망찬 전북연극, 나아가 광휘로운 전북예술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터전을 확인하였습니다. 큰 행복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 참가교와 참가학생 전원에게 존경과 격려를 표하면서, 다만 등위에 괘념하는 참가자들이 있다면은 다음과 같은 말로 위안을 삼고자 합니다.

"연극은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다같이 이른바 대리적인 경험을 통하여, 극중에서 전개되는 인간들의 갈등과 승리와 패배를 경험하고, 그를 통하여 스스로의 정신적 영역을 넓혀 가는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참가자 모두에게 용기와 격려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998년 9월 1일

제목 날짜
예술인의 재주 2015.02.14
예술정책과 가치기준 2015.02.14
지역민으로 살다 보니 2015.02.14
제15회 전북연극제 심사총평 2015.02.14
이제 기업이 나서야 한다 2015.02.14
溫故知新을 위한 世紀末의 獨白 2015.02.14
제작시스템 가동을 기대하며 2015.02.14
월드컵과 문화축제 2015.02.14
향기와 소롯길에 대해 2015.02.14
제2회 전북청소년연극제 심사총평 2015.02.14
새로운 생명의 환영으로 태어난 심청 2015.02.14
적묵(寂默)의 감동으로 남는 무대 2015.02.14
제20회 전국연극제를 준비하며 2015.02.14
우리 소리가 중심이 되는 소리축제 2015.02.14
미소 짓던 피칠의 손 2015.02.14
자유롭다는 춘향이 2015.02.14
전주시립극단에 바란다 2015.02.14
전북도립국악원이 지향했던 창극의 방향 2015.02.14

주소 : 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예술관 308호
전화 : 063-220-2708 HP : 010-6777-6111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