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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창고

제작시스템 가동을 기대하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소식지-2004년 10월호

                     제작시스템의 가동을 기대하며

박 병 도 (연출가, 전주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운영협의위원)

 

 연전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극단인 목화 레퍼터리 컴퍼니의 [내사랑 DMZ]이 공연되었다. 또한 그전에는 전당이 자체 제작한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가 공연되었다. 전자는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의 초청이었기에, 전당의 연습실에서 2-3일간 열띤 연습을 하는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막을 올렸건만 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연습장면에 더욱 흥미를 가졌었다. 일종의 수입 후 조립의 완제품을 배출한 것이기도 하다. 공연의 결과만을 위한 초청이기는 하였으나, 과정이 전주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었다. 후자의 경우, 비록 서울에서 공연된 하드웨어를 사용하였으나, 이 지역 배우들을 오디션하여 선발하고 연습시켜 공연하였기에 이 지역 인재들로 오로지 소프트웨어를 가동시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연일 만원을 이룬 그 공연의 열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경제의 원리가 부를 창출하고 이익을 남기는 일로 규결되겠지만, 문화와 예술에 관한한 아직은 모두가 관대하다.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의 지원도 그러한 맥락에서 가동되고 있음이니, 보다 많은 이들에게 향유의 폭을 넓히자는 큰 의도가 숨겨져 있다. 따라서 서두르지 말되 인내심을 가지고 전당이 이 지역사회에 존재함으로서 새롭게 창출해 내는 문화예술에의 절재가치에 대해 눈을 돌려야 한다. 앞서 거론한 예처럼 순수한 전당 제작의 예술품을 도민에게 선사하는 일에 이제 눈을 돌려야 한다. 잘 갖춰진 공연시설과 연습시설, 그리고 전문 스탭진이 존재하기에 그 어떤 하드웨어 보다 강력한 공연제작 동기를 촉발시킨다.

 세계 유수의 극장들은 모두 자체 제작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구미의 유명극장을 차치하고라도, 일본 동경 한복판에 자리한 니세이(日生)극장은 밤에는 성인들을 위한 대중 뮤지컬로 돈을 끌어 모으지만, 낮에는 일본생명회사가 지은 이 극장의 미래 고객을 유치한다는 차원에서 어린이 뮤지컬을 무료로 상설공연하고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로되, 자그마한 연주회 수준이 아니라 전당이 갖고 있는 하드웨어의 수준에 상응하는 공연물을 자체 제작하는 일로 지역사회의 막힌 제작시스템의 물고를 터야 할 것이다. 이것이 수도 이남에서 가장 자랑하는 위용의 극장을 곁에 두고 있는 전북도민들의 자긍심에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경제나 교육이나 문화나 모두 미래를 바라보아야 한다. ‘날(日)계산에는 모자라고 해(年) 계산에는 남는다’라는 장자의 말이 있다. 목전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나아가야 하는 난해한 과제를 지면에 남긴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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