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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창고

전라북도립국악원 발전방안을 대하며

오랫동안 도내 문화계의 쟁점으로 자리해 온 ‘전북도립국악원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다시 부상되었다. 당초 지난 6월 4일 예정된 대토론회를 앞두고 사전 간담회 형식으로 전문가 모임이 두 차례 있었다. 이에 따라 추후 도에서는 경과에 따라 대토론회는 생략하고 전문가 의견을 취합하여 정리해 나갈 모양새다.


그동안 수년간 도립국악원, 아니 더 명확히 짚자면 ‘도립국악원 예술단’(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 ; 이하 도립예술단)에 대한 도(道)와의 갈등구도가 이제는 한계지점에 와 닿았다는 것인데, 다분히 여론 몰이식 인식의 폄훼화도 부정할 수 없거니와 무슨 애물단지나 되는 것 마냥 도립예술단의 부정적 집단성격 부여도 논거(論據)의 바탕에서 지울 수 없다.


두 번의 간담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활성화시킬지 그 목적이나 방향부터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 조직구성의 문제인지, 수익창출에 관해서인지, 작품성을 논할 것인지 등 특정한 주제나 목적이 정해져야 할 것이다.’는 의견이 대두 되었다. 그러나 이 또한 협안의 쳇바퀴에 불과한 논제일 따름이다. 아울러 단원충원에 관한 문제가 부상되었는데, 도에서 도립예술단에 지난 7년간 단 한명도 부족단원을 보충해 준 적이 없는 사실이다. 어쩌면 돈보다 사람이 우선인 예술창작의 세계에 있어서, 보기에 따라서는 ‘예술단 고사(枯死)책’으로 보일 수도 있던 터라, 이번 쟁점의 재 거론은 상당한 속내를 가름해야 할 판국으로 비쳐진다.


즉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과, 계속 물을 주지 않은 화분에 대고 왜 꽃이 피지 않느냐는 궤변적 여론의 질책이 병합되면서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는 발바닥의 티눈이 되었으리라. 일부에서는 과거지사 히스토리가 대입되면서 노조와의 감정적 상흔으로 말미암아 ‘방치와 외면’의 시간을 흘려보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총 121명이 근무함으로서(총 정원은 144명) 23명이 결원인 상태다. 물론 총원의 숫자개념도 조직진단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작품 제작 때마다 외부 객원인력을 빌려오고 구걸하는 격에 맞지 않는 현실은 재고의 대상에서 누락되어 있었다. ‘예향전북’이라 칭하는 전북의 대표 예술단의 현실이 이렇다. 따라서 만시지탄 이번 단원충원의 문제 거론이 ‘푸대접으로 주는 음식’인 차래지식(嗟來支食) 격이라면 이 또한 되짚어 볼 사안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단원 선순환구조’를 확립하기엔, 일정한 물이 빠져 나가야 새로운 물을 수급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엔 근무 평정문제와 정실인사의 문제, 오디션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합리적이고도 심도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노조와 단원의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이해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발제안에는 도립국악원이 설립될 당시인 80년대 중반의 설립취지와 지금은 전통문화예술의 위상이 다르다며 이에 따른 도립국악원의 존재 이유도 변할 수밖에 없다고 내놓았다. 하지만 어느 기관, 단체가 시류와 세상변화에 손 놓고 있었겠는가? 이것은 다분한 억측이고 논리 열거의 당위를 구축하고자 하는 과장된 논거에 불과하다.


아울러 대중 지향적 프로그램이나 공연방식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는데, 작금 융복합이 정처없는 트랜드가 되면서 우리의 전통과 독창성이 마구 훼손되어가는 마당에, 관립단체가 재미 위주의 공산 홍위병식 선전대 역할로 변질되어서는 않될 마지막 자존을 지켜야 할 것이기에 이 또한 법인화의 단초를 제공해 주는 논리에 불과하다. 관립의 일정한 예술성의 확보야말로 민간의 상업적 마인드와 차별된 것이며, 민간에서 조차 상술에 타협하지 않고 오로지 예술성 창출을 지표로 삼는 단체도 다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원장직의 행정직 공무원(4급 상당) 배정문제도 좀 더 깊은 중지를 모아 민간전문인도 같은 패턴에 놓고 탄력있게 다뤄야 할 것이다. 다만 공무원 원장의 정년 대기나 승진을 위한 거치 직위에서, 조예있고 소신있는 자가 장기간 청사진을 펼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로 전환되기를 바라며, 민간인의 경우 그 정년의 연장과 인사권, 예산권의 독립적 보장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독립법인화’의 문제는 관립예술단체가 수익창출이 아닌 예술향유의 저변확대에 목적을 둔다면 그 답은 분명할 것이고, 아울러 법인화와 동시에 예산축소와 인원감축, 상업적 예술창출행위, 소극적 운영이 불 보듯 훤한 일이기에 이 또한 탁상공론이며 아직껏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이러한 여러 현안을 부위별로 논의하기엔 목소리가 너무 다양하고 시각도 천차만별이다. 그래서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선결문제는, 과거 20년의 족적과 실적의 공과, 현재의 상태, 나아가 향후 20년을 대비한 ‘조직진단 및 경영 컨설팅’이 최우선 선행과제라고 본다. 숟가락 몽둥이 하나까지 다 체크하여 세부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에 따른 조직운영의 전반적 효율성과 미래지향적 청사진을 도출하여, 누가 보더라도 발전적이고 공정한 새로운 시각의 발전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때로 정성적 지표나 지혜가 대안이 될 수도 있으나, 더 큰 대의로 합리적 정량과 계량이 다분히 공정한 잣대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오십보소백보(五十步笑百步)라 하여, 전장에서 오십보 달아 난 군사가 백보 달아 난 군사를 비웃듯이, 행정과 실무의 고단함에 돌을 던져서도 않될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면 사택망처(徙宅忘妻)와 같이 이사하면서 아내를 잊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는 중지와 지혜를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


박 병 도 (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연출가)


새전북신문 칼럼 -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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