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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연축제’에 거는 기대

영국 스코틀랜드의 주도(州都)는 에든버러다. 고풍스런 자태의 이곳은 세계적인 축제의 도시로서, 봄부터 시작되는 축제는 ‘국제과학축제’ ‘국제아동극축제’ ‘국제영화제’ ‘미술제’가 3월부터 7월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 여세를 몰아 8월에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 ‘프린지페스티벌’ ‘군악제’가 한꺼번에 치러지는데 우리는 이것을 통틀어 ‘에든버러축제’라 칭한다. 그러나 우리 한국에서 불리어지는 ‘에든버러축제’는 공식 경쟁 작품 경연의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이 아니라 일종의 자유 참가작들의 향연인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을 일컫는다. <난타>를 비롯해 많은 한국 작품들이 이 프린지에서 마케팅 차원의 공연을 했고 그 결과를 적극 홍보해 왔다. 물론 그 마케팅에는 국내도 포함된다.

 

본선격인 ‘에든버러인터내셔널(국제)페스티벌’은 초창기에는 영국 내외에서 큰 호응이 있었으나, 유럽에 유사 축제가 다수 발생함으로서 점차 빛을 잃었고, 근래에는 오히려 정식 초청을 받지 못한 예술가들이 도로변이나 이름 없는 극장에서 치러지는 ‘프린지페스티벌’이 세계인의 구미를 자극하게 되었다.

 

초창기의 부족한 숙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박이나 학생 기숙사까지 동원한 어려움을 겪은 이 세계적인 축제는, 지난 60여년 동안 꾸준히 장르별 수준 높은 작품을 선 보인다는 목적으로 개최되어 왔다. 그러나 첫해, 초대 받지 못한 잉글랜드의 8개 연극단체가 에든버러 시내에서 각자 공연을 펼치게 되자 많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발동시켰고, 이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의 잔치’가 프린지(Fringe : 주변부, 중심에서 벗어난) 라는 명칭으로 세계 축제사에 굳어진 것이다.

 

이 프린지공연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관객의 시선을 주목시킬 묘안들을 내 놓았고, 하물며 공중화장실, 교회, 택시 트렁크, 가정집까지 공연공간으로 활용되기까지 하였다. 지금이야 그런 아이디어가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당시로는 파격적인 것이어서 세계인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이벤트였다. 큰 것은 이루니 덤으로 부수적인 것이 빛을 더하는 계기가 된 예라 하겠다.

 

‘군산국제(해양)연극제’가 올해 출범한다는 소식이 연초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만시지탄 반가운 소식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와 더불어 예도 전북의 대표적 문화 트렌드가 될 문화가치재가 싹트는 것이다. 진즉부터 무대 예술인들이 주창해 온 염원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우리의 것을 세계에 알리는 단초는, 먼저 그들의 것을 불러 들여 그 면면을 살피고 수준을 가늠하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할 일이다. 그것으로부터 교류가 숨 트이고, 정보가 교환되며, 문화를 공유하는 일이 진전될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미 영남지역에는 부산국제연극제, 포항바다연극제,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등 많은 국제 공연예술제가 이미 그 부흥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물며 군 단위인 ‘거창’의 ‘거창국제연극제’는 올해로 26회째를 맞으며 공연극장도 열 개가 넘는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를 본뜨지 않고 독자적 ‘공연예술의 도시’를 선포한 대구의 극장 인프라와 그 하드웨어는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른다. 다양한 문화의 융섭을 이루어 내는 현대사회의 문화돌파구를 무대와 공연에서 찾아보자는 그들의 혜안에 많은 박수와 부러움을 보내왔던 것이 사실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빼고는 변변한 국제공연예술제가 없던 호남에, 그것도 바다를 끼고 운치와 낭만을 겸한 국제무대의 축제를 펼친다 하니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가눌 길 없다. 잔치가 벌어지는 굿판에 손님이 모이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이로 말미암은 문예부흥의 기치를 잘 숙련된 장인의 솜씨로 차려 내 놓는 일이야 말로 예향 전북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닌가 싶다. 춘향전에 전하기를 ‘전라도는 산세가 촉(矗)하여 사람 나면 재주가 있다’고 했다. 그 알토란 같은 재주들을 살려, 아무쪼록 튼실한 지원과 탄탄한 준비로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가 되기를 고대해 마지 않는다.

 

박 병 도 (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연출가)

 

[전라일보 칼럼] - 201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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