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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창고

祝祭文化 有感

    문화의 구조적인 차별성과 동질성이라는 패러독스 현상은 부분적으로 사회조직의 속성들을 우리가 명확히 개념화 하지 못했거나,그것을 충분히 측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야기된 그릇된 결과이다.

    우리 주위에 언제부터인가 일기 시작한 '지방화 바람'에 부응하여, 지역의 정서와 주민편의의 최대공약수를 전면에 내건 갖가지 문화행사가 새로이 개방된 지방시대의 '축제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지역특성의 질적 노출(quality exposure)현상의 차원에서 재고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한 지역문화를 생산해 내는 생산자의 사고에는 분명히 타지역과의 극명한 차별성을 갈파하는 철학적 모티브가 마련되어 있을 것이고,나아가 제반의 실행과 현상의 기대치는 다분히 한국적 로컬리즘에 기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짖눌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떠한 차별성에 어떠한 동질성을 공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화원류적 장치는, 극소수의 목적집단에 의해 소속사회의 속성을 혼돈화 시키는 무개념의 상태에서 空轉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을 궂이 다른나라로 돌리지 않아도 우리의 선조들은 다분히 '공존공생'의 미덕과, 그 실행의 철저한 분담여건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동질의 미학을 생산해 내고 있었음은 주지하는 바이다. 그러나 근간에 벌어지고 있는 지역문화 또는 지역축제는 그 주체와 객체가 분별불능의 선상에서 자꾸 양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웃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역의 문화집단(주민)이 참여하여 독특한 전통을 근간으로, 시대가 요구하여 새로이 어랜지된 생산물을 상호유희하는 차원에서, 자연스레 이방과 이방인의 시선을 주목 시켜 가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일이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식 축제는 단순한 차별성(고추,선녀,성곽,과일 등)을 내세우면서, 모두의 참여를 희구하여 정서의 집합과 교류라는 동질성을 억지계산해 내려 하고 있다.이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축제가 '공유'의 개념을 떠나 '제공'의 개념으로 수급차원의 멍에를 짊어질 수 있으며, 어떻게 특정부류의 제공자가 수용자에게 은폐목적 속에서 감사의 암약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인가.

    지역의 문화집단이 모두 참여하고 이방이 즐기고 감상하는 향토특유의 '문화폭발'(cultural explosion)의 '낙진'(fallout)이란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어떻게 된 일인지 거개가 그 패턴을 같이 하여 죄다 외부의 '광대패'들을 불러 들여 지역주민이 술판이나 벌리고 감상해대는 축제문화가 공식 처럼 고착 되고 있다

    소박하게 만들어 내는 공동의 유희창출은 우리가 그간 정리해 놓은 놀이문화에 대한 절대적 가치부여와의 함수관계를 떠날 수 없다.가수나 불러 들이고, 야바우꾼들이 득세를 하는 가운데 소주 탄 동동주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마셔대며 골이 패게 하루해를 넘기기엔, 우리의 각박한 삶을 스스로 위안하자는 자치축제의 본질이 너무나 무시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브라질의 '삼바축제'나 일본의 '사천왕사 왔소'나 중국의 '소림사축제'를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그것을 본다고 앞다투어 비행기표 끊고 호텔예약 해가며 이방이 찾아 주는 축제는 우리에게 요원한 일인가 싶고,또한 우리식의 주민주체는 생산의 장내가 아닌 장외의 즐김이 마땅한 것인지, 누군가 질을 잘못 들여도 한참 잘못 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우리는 문화적 이질성에 대한 교육의 효과와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함에 있어서,또한 그 교육의 수준과 질이 '여가능력'(leisure competence)에 주는 영향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축제가 지역사회의 문화적 영양소를 서로 나눠 가지고, 이러한 자양분이 이방인의 유희적 본능에 침투하여 하나의 문화교육현상의 값어치로 평가를 받는다면, 그 문화교육의 수준과 질은 삶의 여유에 대한 절대치를 양도하는 현상에 다를 바 아니다.

    1995.10.3 [도민일보] 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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