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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창고

이벤트를 결정한 이벤트

    97 무주 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함에 있어서,우리 고장의 문화예술을 만방에 선 보일 '문화축제 10대 이벤트 심사결과'가 나왔다.이름 그대로 세계의 건각들이 모여 동계스포츠의 대제전을 벌이는데,그에 못지 않게 치뤄야 하는 문화예술축제는 개최국의 문화수용과 수급의 척도,그리고 국민의 形而上學的 삶의 質을 적나나하게 펼쳐 보인다는데 의의가 크다.

    유형별로 <민속축제><젊음의 축제><연극축제><홍보축제><전시종합축제>의 다섯 부류로 나누어 10가지의 이벤트를 최종 결정하였는데,제시하는 바 그대로 가장 독창적인 개최국의 고유<民俗>을 선 보이는 레퍼터리를 볼때,과연 이만한 자존심을 우리것이라고 자신 있게 내보여야 하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50여개의 신청종목을 21개로 1차 선발한 다음 최종 10개로 결정한 우리고장의 '내놓을만한 자랑거리'는, 감히 '藝鄕'의 칭호를 갖다 부치며 산천과 인심과 풍습을 수식하던 우리의 자긍심에 어떠한 영향을 줄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민속 축제 중에는 통상적으로 말하는 '축제'랄만한 공연물이 세가지로 간추려지는데,우리고장의 창작물인 창무극과 가무악극,그리고 리틀엔젤스예술단의 공연이 그것이다.혹자는 세계화시대에 중앙과 지방을 구분한다며 힐란할지 모르겠지만,리틀엔젤스의 합류는 다시 말해 중앙의 그 무엇도 참여의 기회가 제공된다는 해석도 가능한 일인지라,사전에 참여의 대상이 어느 線 까지였는지도 궁굼한 일이다.제안설명서에 따라 이 공연단의 공연으로 말미암아 도민의 자부심이 극대화된다는 명분의 기대효과가 과연 작용되었는지,아니면 재원대책에 있어서 자체적으로 제반경비를 해결할 수 있다 해서 그저 공으로 하나 건져진 일인지 설명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또한 향토성을 초월한 이벤트가 대회의 성공여부에 기여하는 바 크다 치면,애초에 그 참여의 폭도 제한하지 말았어야 했고,나아가 개개의 심사 총점으로 채택된 채점순위로 10가지를 생산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궁극적으로는 조화를 이루어 내는 다양성을 확보하여 가장 한국적인 로컬리티와 문화적 독창성에 기인한 현장의 환타지를 고려해 보는 열가지가 더욱 중요 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여느 행사에나 빠지지 않는 향토음식점 코너를 개설하여 흥건한 난장판을 만들어 주고,거기에 야외무대를 만들어 굿을 선뵈인다는 발상이 상상케 하는 종국의 현장을 책상에서 미처 알리 없었을 것이고,아울러 풍물패와 마칭밴드가 어우러지는 일이 꼭이나 동서양이 화합하고 나서서 만방에 우정을 알리게 된다는 발상은,이 상상의 계획이 가져다 줄 결과의 현장을 미리 그려 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봐도 가져봤어야 좋을 일이었다는 것이다.

    사안이 이쯤 귀착이 되고 본 현실에서,우리는 프랑스의 아비뇽이나 독일의 엣센 등지의 일반적인 테마축제를 들추지 않을 수 없다.이들의 축제에는 지원의 혜택이 주어지는 공식적인 그룹이 있는 반면에,지원 없이 자유로이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이는 소수의 의지가 오히려 더 빛을 발하여 왔다는 사실을 주목할만 하다.그렇다면 그것에 대한 기본적인 '자리'(공간)의 확보나 참여에 대한 배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여지라고 볼 때,10가지가 해결 못할 좀더 구체적이고도 비전시용품적인 순수의지의 참여를 지금이라도 간과해서는 않될 일이라고 본다.

    이제는 무지원의 자존심이 앞장 서, 큰골(谷)을 지나치는 축제의 바람이 비우고 간 자리를 어떠한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내용으로 메꾸어 줄것인가를 염려해야 한다.사계의 인사가 모여 주어진 내용을 갖고 '상대평가' 하여 선별된 내용에 안주해서는 아니 될 일이다.개폐회식만이 대본이 있고 연출이 있어서 실제가 형상화되는 일은 아니다.작게는 이 고장의 문화공간이나 거리에서 펼쳐지는 내용을 두고, 크게는 이방인의 뇌리에 인각될 동양의 어쩌구 저쩌구 하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나 문화적 자긍심을 대변하는 '공식상품'을 두고,전체를 헤아리는 '절대평가'의 잣대와 그 무엇이 있어야 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다.없어도 열개여야 했기에 97년 1월의 전북의 자긍심은 미리 부터 초조해 지는 것이다.아니,좀더 일찍 서둘러 이러이러한 것이 있으니 모두가 미리미리 궁리해보자는 시간을 충분히 갖게 해야 했던 것이고,그래서 절대평가에 미달되는 부분이라면 과감히 시일을 더 갖고 이제는 어떤 주체라도 나서서 그 무엇을 개발해 내는 일도 가능했던 것이 아니냐는 논거이다.

    일의 사안을 놓고 미리 부터 부정적인 사고를 갖는다는 것은, 잘될 일을 자칫 기우하는 염려 일수도 있다.하지만,연천한 기획사들의 불똥 튀기는 유치경쟁이 제시하고 해결해줄 사안만도 아니어서,아예 처음부터 문화축제 유형의 전개방향의 골자를 제시하고 추진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있는대로 다 내놓아서 차려질 성찬이 아니고,동종의 유형이 병렬되어 정선된 식탁이 차려질 바 아니다.제공될 그만한 예산이라면 劇的인 이벤트도 유사한 내용이 복수로 선발될 일도 아니다.그래서 U대회에 차려질 고유의 민속잔치는 그 누군가에 의해 제시된 품목들을 최종적인 디스커션의 과정만을 거친채,있는 찬도 다양히 차려 놓지 못한 아쉬운 식탁으로 남는다.

    이제 1년이 채 남지 않은 우리고장의 국제대회를 앞두고,그동안 우리가 겪어야 했던 서러움과 홀대의 여건을 극복해야 할 자존심을 어디에 걸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자.대회의 유치에 필요한 절대 영양소도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한 전북인의 상심은 과연 어떠한 자존적 의지로 극복되어야 하는가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1996. 4.2. [전북도민일보] 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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