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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창고

디지털시대의 예술작업

            

우리에게 [쥬라기 공원] [이티] [인디아나 죤스] 등 굵직한 히트영화를 선보이며 허리우드의 전설로 불려지는 스티븐 스필버그. 그의 히트작들이 우리시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중요한 기술적 요건에는 컴퓨터문명이 가져다 준 '디지털' 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변화무쌍한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현대인의 상상을 만족시켜 줄 복잡하고도 감각적인 영상을 만드는 일은 과거 아날로그식 선형편집의 기술로는 충당치 못할 일이 되어 버렸다.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를 폴란드에서 찍으면서 허리우드에서 진행되는 <쥬라기 공원>의 특수효과 후반작업을 위성서비스를 통해 병행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과거 필름영화가 기껏 VHS테입을 속달로 주고받아 이룩해 낸 결과물에 견주어 경비, 시간, 효과 등 여러면에서 비교가 않되는 일임을 증명하고 있다.

많은 과정을 축략하고 초극하며 새로운 도전의 결과가 되어 버린 디지털 패러다임. 뭔가 명증(明證)한 좌표로 현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냄새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아날로그식 사고(思考)에 길들여져 있는 예술인들에게 분명 이 시대는 버거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시대가 디지털로 바뀌면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도 변해야 하는데 그게 쉽게 뒤따라 주지 않은 자신과 주변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문화현장의 주역들. 그러나 우리는 그 단순한 '열림'과 '닫힘'의 공식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대표적인 아날로그 집단이 신문사인데, 자신의 영역들이 분명히 정해져 있어, 부서가 다르고 출입처가 다르면 정보와 기사에 무관해야 하는 조직이다. 그것은 곧 '정보독점'의 아날로그 방식의 산물이다. 디지털화는 조직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인데, 개체의 작업에 충실하는 특성을 가진 예술인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범주라 하겠다.

아날로그 조직은 투수가 공을 던지고 포수가 공을 받으면 타자가 배트를 휘둘러 공을 맞출 때까지 다른 선수는 놀고 있는 야구형 조직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는 축구형 조직으로서, 축구는 모든 선수들이 전후반 내내 잠시도 쉬는 선수 없이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경기이다. 원하는 바, 사통팔달(四通八達)로 열리고 이어지는 지식과 감각의 조화로움. 그만한 감동으로 문화나 예술이 존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예술가들의 작업은 오로지 자신만이 공을 맞출 수 있는 배트를 쥐고 있다는 강한 직업의식의 발로에서 비롯되어 그 근본이 매우 까다롭기 그지없다.

21세기의 문화는 정체성의 논제 위에 다양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날로그도 못되어 진공관식 자기폐쇄에 사로잡혀 있는 전통추수(傳統追隨)의 감각과 작업철학은 이제 새로운 시대에 살아 남을 수가 없다. 자신의 주변과 삶의 환경을 폐쇄 회로에서 네트워크화 시키는 일로부터, 자신의 작업과 전문요소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채널 전환하는 일이야말로 자기장르의 무한감동에 도전하는 첩경이라 하겠다. 그리고 끊임없는 정보의 삼투(渗透), 그리고 그것들을 자신의 개성과 철학에 능동적으로 융섭(融涉;interact)하는 여유로움이 이 시대를 선도하는 문화력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전북대신문-[문화시평] 원고-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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