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앙신문 2006년 05월 30일 (화) 11:16:36
포커스 - 창극 적벽가
삼국지의 ‘적벽대전’이 창극으로 화려하게 태어난다. 물론 판소리 다섯바탕인 ‘적벽가’가 그 원전인 셈이다. 도원결의부터 삼고초려, 당양전투, 주유격동, 조조진영, 남병산, 적벽대전, 만세유전까지 순간순간 무대는 장황한 스펙타클로 가득찬다.
창극 ‘적벽가’는 남원 국립민속국악원과 전주대가 산학 협력한 합동작품. 150명이 출연하는 매머드급으로 다음달 2~3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공연은 2008년 북경올림픽 한국사절단 공연작으로 선정돼 세계화의 첨병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또 국립민속국악원은 이미 3월30일부터 4월2일까지 신고식을 치르며 검증받은 바 있고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무대를 꾸리는 이는 곽영효 국립민속국악원 원장을 비롯 전속단원과 명창 송순섭씨의 제자들, 전주대 연극영화과 학생 등. 판소리를 한국적 판타지화라는 명목 아래 현대화된 창극으로 재창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연극계 기린아로 손꼽는 박병도 전주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관심거리. 전국연극제에서 두 번이나 대통령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이력도 이력이나 창극의 현대화에 앞장서 온 인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박 교수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한국문화사절단 공연으로 창무극 ‘춘향전’을
공연해 창극의 세계화에 신호탄을 올렸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1800년 전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우리 소리 그것도 창극으로 만날 수 있는 아주 드문 기회”라며 “세계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이어 “우리 소리는 물론이고 우리 색깔로 거듭난 한 폭의 그림을 선사하겠다”고 장담하면서 “객석은 새로운 현대판 창극으로 전율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곽영효 원장도 “국립국악원이 1998년부터 판소리 창극화를 시도한 가운데 ‘적벽가’는 완결편이 되는 셈”이라고 전제하면서 “2년동안 준비한 만큼 애정과 관심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곽 원장은 또 “무엇보다 세계적인 전쟁 드라마로 꼽히는 ‘삼국지’를 우리식으로 현대화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며 “세계화의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보완하는데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무형문화재 판소리가 창극으로 옷입고 세계무대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그 두 번째 무대인 전주공연은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도 남음이 있다. (일반 대학생 1만원, 중교생 5천원)
/김영애기자 young@jjn.co.kr